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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Finance - Archive

58. Starting a New Career at an Old Age

by cameraman2k 2020. 4. 12.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pay 를 못받으면서 집에서 쉬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paycut 을 당하고, 어떤 사람들은 직장을 잃었다. 그리고 아직 직장과 월급에는 변화가 없지만, 이 계기를 통해서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서 심각하게 되돌아보는 사람들도 많을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나 미국은 현재까지도 확진자와 사망자의 수가 계속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이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고 최고점은 어떤 모습일지 예측할수 없어서 사회 전체적으로 불안감이 깔려있는 것 같다. 

 

얼마전 포스팅에서 나눈 얘기지만 나는 몇달전에 직장을 옮겼다. 그리고 그 타이밍이 정말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지금 회사는 워낙 튼튼한데다가 재택근무가 자유로울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있었던 회사이기 때문에 근무의 양이나 효율성에도 큰 변화가 없고, 월급이 줄거나 layoff 될 가능성도 아직은 희미해보인다.  돌아보면 나한테 있어선 최고의 결정이었고, 최고의 결과였던것에 의심이 없다. 하지만 내가 반년전에 있었던 상황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생긴다면 내가 했던것처럼 해보라고 권유하는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왜 그런지가 내가 오늘 포스팅을 쓰기 시작한 포인트이다.

 

한국사람은 언어의 특성상 나이에 민감할수밖에 없다. 나이에 따라서 형, 누나, 동생 등의 호칭이 정해지고, 나이에 따라서 존대말 반말이 결정되며, 아무리 친한 사람이어도 동갑이 아니면 누군가에게 소개할때는 "친구"라고 소개하지 못하고 "친한 형" 혹은 "친한 동생"으로 소개해야 한다.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얘기하고자 하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내가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나이"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쓰기로 마음 먹은 것은 한인 이민사회에서 이런 종류의 고민을 할 만한 사람들을 쉽게 볼수 있기 때문이다. 

 

난 군대를 갔다온것도 아니고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여기와서 다시 시작한 케이스도 아니지만, 대학을 26세 늦은 나이에 졸업했다. 어카운팅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24세쯤이었다. 그리고 여러종류의 우여곡절끝에 38세가 되기 바로 직전에 어카운팅 커리어를 시작했다. "나이가 뭐가 중요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늦게라도 시작하는게 어디야" 라는 말은 생각없이 뱉을 수 있는 쉬운 말이지만, 그 상황에 놓인다면 결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우선 새 커리어를 시작했다는 건 대학교 졸업하고 첫 직장을 잡는 젊은 친구들과 같은 출발점에 서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제일 현실적인 문제는 월급이다. 나이가 38이건 48이건 어쨌건 entry level 이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이 벌수 있는 월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둘째, 시작하는 나이는 각자 다를수 있어도 은퇴를 하게 될 나이는 비슷하다는 것이다.  Public Accounting 의 필드에선 처음부터 제대로 차근차근 절차를 밟고 끝까지 잘 버티고 살아남으면, Manager, Director 등을 거쳐서 12-15년만에 Partner 가 될수 있다. 그리고 Partner 로써 쭉 있다가 은퇴하는 경우가 있을수도 있고, 거기서 corporate world 로 옮겨가 큰 기업의 CFO 같은 자리에 앉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막말로 해서 나같은 경우는 진짜 열심히 하고 잘 해서 파트너까지 올라간다고 해도 아마 파트너가 되자마자 곧 은퇴를 생각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있을 것이란 얘기다. 

 

앞의 두 가지 문제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회사 동료들과 상사들의 나이이다. 전에 한국 사무실에 근무할때는 전부 한국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가 별로 느껴지지 않았던게 나와 비슷한 포지션에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도 계셨고, 나보다 윗 포지션들은 거의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어려도 나와 몇살 차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근데 미국 회사에 들어오고나선 완전 다른 세상을 맛보았다. 내가 지금 참여하고 있는 팀은 한명의 Partner, 두명의 Director 를 포함해서 25-30명쯤 되는데 디렉터들도 나보다 어린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 아래로 Senior Manager, Manager, Senior Associate 이 있고 그 아래로 나같은 Associate 들이 있는데 결론은 우리 팀에서 가장 낮은 포지션 (인턴을 제외하고)에 있는 내가 파트너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는 것이다.  놀랍지만 그들이 대부분 정상이고 내가 비정상인것이다. 물론 나이를 직접 물어보지도 않고, 영어로 하기 때문에 존댓말이나 호칭같은 것도 없어서 아무 신경 안 쓸수 있지만 지나치게 나이에 의식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나이도 어린게 감히" 혹은, "이마에 피도 안마른게" 따위의 꽉막힌 한국식 사고방식때문에 의식하는게 아니다.  나이가 많은게 나에게는 약점이기 때문에 나름 그들 사이에서 나이많은 티를 안 내기 위해서 추가의 노력을 하게 된다. (옷 입는 것이나 피부관리 등) 업무에 관련된 지식이나 요령같은건 당연히 오래 일했을 수록 많이 아는게 당연하고 그런걸 배울때는 나이같은게 큰 의미 없지만, 일하면서 접할수 있는 그 외의 많은 요소들은 관련 업무 경력보다 인생 경력, 다른 말로 하면 "나이"에 더 밀착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에 부딪혔을때의 대응 방법, 실수를 했을때 인정하는 태도, 불만을 표현하는 방법 등등 말이다. 

 

언젠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남들에게 기회가 두어번 주어질때 나한테는 한번밖에 안 주어질수도 있다고.  예를 들어 어떤 실수가 있었는데 그게 20대 초반 사회 초년생이었다면 "처음이라 그래. 앞으로 하나씩 배워나가는 거지" 라는 반응이 당연할수 있는 반면, 그게 40대인 나였다면 그런 반응보단 "그동안 사회생활 오래했는데 아직 이렇다면 앞으로도 큰 변화는 기대못하겠군"이라는 반응이 나올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특히나 컴퓨터나 technology 에 관한 것이면 "아직 못배웠네, 배울게 많네." 보다는 "역시 나이가 들어서 컴퓨터에 좀 느리네" 라는 생각을 하진 않을까 하는 두렴움도 있다. 물론 그건 나의 세대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 윗세대는 컴퓨터를 늦게 배워서 익숙하지 않았고 우리 아래 세대가 어느정도 교육을 마치고 따라잡게 되기 전까진 우리 세대가 superior 하다고 생각했던 거만함이 오히려 나이가 어느정도 들어버린 내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현재의 젊은 세대들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또 나의 competitive 한 성격이 작동되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현재 나와 같은 레벨의 포지션은 대부분 23-25세이다. 나보다 먼저 시작해서 벌써 Senior Associate 이라면 굳이 비교하지 않을텐데 같은 포지션이면 또 얘기가 달라진다.  만에 하나 promotion 기간이 왔을때 나와 같은 포지션에 있는 23살 동료가 승진이 되는데 나는 안된다면 어떨까. 같은 나이였다면 "쟤는 정말 잘하나 보다. 나도 앞으론 더 열심히 해야겠네" 비교적 가볍게 생각할수 있지만, 가뜩이나 커리어 시작이 늦어서 남들보다 좀 더 빠른 스피드로 나아가고 싶은 상황에서 그렇게 되면 꽤 충격이 크지 않을까 싶다.  쓸데없는 고민이겠지만 말이다. 

 

사실, 한국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좀 더 규모가 있는 미국회사로 옮기기를 권유하고 싶었던 취지였는데, 평균연령이 비교적 높은 곳에서 그보다 훨씬 젊은 층으로 구성된 곳으로 옮기게 된다면 겪을수 있는 상황들을 나눠보고 싶었다. 원래 목적은 encourage 하려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discourage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지금까지 써내려온 위의 글들을 싹 지워버려야 하나 살짝 고민이 든다. 

 

나는 38세에 새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의 결정을 실행에 옮긴건 5년 경력을 쌓았던 변호사 사무실에서 나왔던 34세때이긴 하다.  10년 이상 변함없이 원해왔던 것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전에도 수입이 시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외에 다른 옵션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평생 비디오그래퍼로 사는것도 불가능은 아니었겠지만) 그리고 39세에 더 새로운 곳, 더 낯선 곳, 더 두려운 곳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했던 건 income 이 가장 큰 요소이기도 했지만, 내가 15년동안 동경해왔던 직장이었기 때문이고, 우리 가족, 나의 딸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불편함도 대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작년에 일하던 그곳에 계속 일했다면 돈은 모으지 못했어도 커리어 자체는 쉬웠을것이다.  한인사회에서 개인과 자영업자 등의 택스리턴을 하기에 충분한 위치까지 자라서 한인사회에서 괜찮은 CPA 가 되는 길을 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거기에 쭉 있든 지금 이곳으로 옮기든 모습은 다르고 성장하는 그래프의 각도는 달라도 결국엔 비슷한 accountant 의 일을 하고 있을거였기 때문에 큰 차이가 아닐수도 있다.  새 직장을 찾아보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었고, 인터뷰를 준비하고 인터뷰를 보는 것도 두번다시 하고 싶지 않을정도로 싫은 것이었고, 완전 다른 세계에 들어와 적응하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두번이고 세번이고 같은 상황이 놓인다면 또 도전하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선택을 할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한국말이 더 편한 한국사람으로써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는 건 너무 익숙하고 편한 자리일수 있다.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고 있다면 큰 불만이 없을수도 있고, 일하는게 즐거울 수도 있다.  한인회사에 있다가 미국회사로 옮기면 직급을 낮춰서 새로 시작하는 상황일수도 있을 것이다. 또 사람마다 상황이 틀리고, 필드마다 여러가지 다른 요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더 성장하고 더 큰 일을 맡을 수 있는 기회가 한인사회 울타리 밖에 놓여있다면 더 늦기 전에 문은 한두번 두드려 보는것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아닐까 생각이 들고, 그런 상황에 있는 사람이라면 권유하고 도전하고 싶다. 나도 이민온지 25년만에 "주류사회"라고들 흔히 말하는 미국 사회에 발을 들인지 겨우 5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아직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갈길이 멀다. 근데 적어도 나의 경우는 도전해서 얻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음을 매일같이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무슨 사진을 하나 넣을까 생각하다가 내가 career 에 대해 고민할때마다 큰 도움을 받았던 책이 생각났다. 5년전에 이 책을 읽고 쓴 포스팅(링크)도 있는데 다시 읽어보니까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48 Days to the Work You Love by Dan M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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