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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Finance - Archive

11. 내가 돈을 사랑하는 이유 (part 1)

by cameraman2k 2015. 6. 17.
원래 생각했던 타이틀은 “왜 돈을 많이 벌고 많이 모아야 하는가”였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남의 인생까지는 알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걸 맞다고 강요할수 없으니까 그냥 내 입장에서 내가 돈을 사랑하는 이유를 쉐어하는게 맞을거 같다. 

우선 첫째는 두 딸들을 위해서이다.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자녀들이 더 바르게 자란다거나, 더 성공한다거나 (whatever the “성공” means to you), 더 행복할거라고 믿는 어리석은 인간은 아니다. 주위를 봐도 충분히 알수 있다.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spoil 되고, 돈이 blessing 이 아닌 curse 가 되는 사례는 허다하다. 돈을 벌어다 주는 것으로 “자녀양육”을 replace 할수 있을거란 오산에서 나온것일지도 모르고, 자신의 삶을 돌아봤을때 돈이 없었다는 것이 자기를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믿어서 그러는 것일수도 있고, 난 자세히는 모른다. 지난번에도 잠깐 얘기했지만, 돈은 magnifier 이다. 준비된 사람에게 들어가면 좋은것이 몇배 커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녀들에게 먼저 해야 할것이 돈을 올바로 아는 태도, “필요”와 “욕심”을 구분할수 있는 지혜,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돈보다 가치있는 것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 돈이라는 것을 아는 것, 후하게 나누어 줄수 있는 마음 등등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건 돈이 있건 없건 먼저 가야 하는 것이고, 그게 없다면 돈을 벌고 모으는 것은 오히려 자녀들을 망치는 것일수 있다.  작년에 읽었던 책들중에 “Smart Money Smart Kids” 라는 책이 있는데 이건 Dave Ramsey 아저씨와, 20대중반쯤 되는 딸이 함께 쓴 책이다. 어린 자식들이 있는 부모라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 

“두 딸들을 위해서” 라는 것은 정말 뜬구름 잡는 표현일 것이다. “돈”이 어떻게 “위해” 주는 것이 되는것인가. 돈은 opportunity 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돈은 option 을 제공해준다. (그리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security인데 이건 part 2에 더 자세히...) 뭔가 새로운것에 도전해 보고 싶을때 어떤 사람은 돈이 있어서 가능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돈이 없어서 힘든 순간이 올수 있다. 돈이 있으면 배가 고플때 싸고 몸에 나쁜 fast food 를 먹을수도 있고, 맛도 더 있고 건강에도 더 좋은 음식을 사 먹을수도 있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option 이 별로 없다. 그냥 싼거를 찾아 먹는 것이다. 그건 대학교를 선택할때도, 대학원을 갈까 말까 망설일때도, 심지어 job 을 선택할때도 똑같이 작용한다. 

미리 말했듯이 난 대학생때부터 항상 빚과 best friend 처럼 살아왔고 지금까지도 내가 가진 것이 빚진 것보다 많은 적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 그래서 졸업을 하고 직장을 구하는데, 난 CPA 밖에 생각해본 것이 없었다. 꿈이 CPA 는 아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의 시작이 CPA 라고 생각했고, 같이 학교에서 accounting 을 공부한 애들은 당연한듯이 CPA 회사들에 이력서를 넣고 일을 하기 시작하고 그랬었다. 좝을 잡기가 어려울거라 생각은 안했었다. 근데 한가지 모르고 있었던게 합법적으로 일할수 있는 신분이 아니면 미국회사들은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 한인사회의 CPA 사무실들. 신분이 없거나, 유학생이거나, 영어가 힘들어서 외국인회사는 넘보지 못하는 수많은 한인 졸업생들, 그들의 마지막 끈인데, 일자리에 비해 applicant 가 많으면 생기는 일이 월급이 내려가는 것. 특히나 CPA 가 되려면 무조건 CPA 밑에서 2년을 일해야 되기 때문에 돈을 얼마 주건 상관없이 “제발 일좀 하게 해주세요”라고 하는 졸업생들이 넘쳐나고, 또 한인사회는 돈이 없는 community 이기 때문에 갓 졸업한 CPA 지망생들의 연봉은 거의 우스울 정도이다. 한달에 $2000 인데가 수두룩 하고, 어떤 곳은 그 밑이기도 하다. Accounting class 에서 교수가 retirement 준비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할때 당연한듯이 “너희들은 이제 졸업하면 적어도 $45,000 씩 벌거니까...”라고 가정하고 계산해주던것이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그래서 내가 좝을 찾을때도 한달에 $2000 이상인데를 본 적이 없었다. 나는 빚을 갚기 위해서 그 액수로는 살수 없었고. 결국 택했던 것은 그나마 약간 더 주는 변호사 사무실. 변호사 사무실에서 2년반 정도 일하고, 정말 내가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만두고 다시 찾기 시작했다. 내가 미래에 하려고 하는 일과 연관된 것이 있지는 않을까. 우선 첫째, 갓 졸업생이 아닌데 경력이 상관없는 경력만 있으면 CPA position 은 졸업생보다 더 힘들어지고, 그때도 불법 신분이었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 셈. 긴 얘기 짧게 하자면, 또 1년 더 다른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고, 결혼 직전에 또 똑같은 마음으로 결심해서 어떤 물류회사에 “accounting” 포지션으로 들어가게 됨. 연봉은 졸업후 처음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할때와 같았던거 같음. 그때도 여전히 income 보다 expense 가 많았고, 내 10개 카드빚을 갚아가는 중이었는데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카드에 빚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런 상황이니까 1년후 돈을 약간 더 준다는 포지션을 소개받았을때 덥석 물었고, 또 1년 4개월쯤 있다가 전에 일하던 변호사 사무실에서 다시 연락이 와서 일하라고 하니까 덥석 잡았다. 돈을 더 버는 곳을 가는 게 목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정말 내 미래와는 관계 없다고 생각해서 돈을 포기하고도 떠났던 필드에 똑같이 그대로 들어갔다. 이 짧지 않았던 9년가량의 커리어에 내가 돈이 좀 넉넉하게 있었다면 어땠을까? 월급이 얼마인건 상관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커리어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물론 그동안 다른 방면으로 배운것도 많다. 돈을 쫓아 다니면서 굶지 않고 버텨왔다. 근데 그 와중에는 회사에 갈때마다, 회사에서 정신없이 일하다가 중간에 화장실 갈때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는거지?”라는 말을 거의 매일같이 했었다. 내 두 딸들은 나같은 상황이 되었을때 약간 더 많은 옵션중에서 고를수 있으면 좋겠다는게 내 바램이다. 

2014년 3월 Debt-free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미친듯이 돈을 갚았다. 하나둘씩 페이먼트가 없어져서 나에게도 드디어 옵션이 생겼다. 사실 더 빨리 debt-free 가 되는 방법은 변호사 사무실에 계속 버티는 것이었는데, 여러가지 고민을 많이 한 끝에 part-time 좝을 선택하게 되었다. Start-up internet business 회사인데, 내가 큰 역할을 할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었고, 내가 잘 할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하루에 5시간 근무였고 (물론 월급도 반이 됐다), 집에서 훨씬 가까웠다. 하루에 3시간 덜 일하는 건데 출퇴근 시간을 계산하면 5시간 이상 남는거였다. 그 시간에 One Frame Media 일을 할수 있으니 좀 더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열심을 다할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일을 옮긴지는 6개월이 약간 넘었는데 난 너무 행복하다. (내 자신이 행복해야 하는건 매우 중요하다. 자식들의 행복을 걱정하는 것만큼이나.) 원래 퇴근할때 1시간 반 운전해서 7시반에나 들어왔었는데 (녹초가 되어서), 이제는 6시 반에 온다. 애들이 8시반쯤 자는걸 생각하면 저녁시간에 애들과 있는 시간이 2배로 늘어난 셈. 아침시간에도 같이 시간을 보낼수 있다. 애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건 내가 행복한것뿐 아니라 애들을 위해서 내가 돈을 엄청나게 벌어오는 것보다 귀할수 있다. 특히 우리처럼 아이들이 어린 경우. 그래서 debt-free 프로그램에 약간 속도를 줄이고 지금 이 때에 더 중요한걸 택했다. 만약 3월에 프로그램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감히 상상도 할수 없는 변화. 다 갚진 않았지만 꽤 많이 갚았기 때문에 나에게도 옵션이라는 것이 정말 오랫만에 생겼던 것이다. 내 행복은 자녀들에게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며, 내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이 같은 경우, 돈으로 자녀와 보내는 시간, 나의 행복, 나의 건강을 산거나 마찬가지인셈. 돈 벌어서 좋은 차, 좋은 집 그게 목표가 된다면, 돌아오는건 허무와 후회와 spoil 된 자녀, 그 뿐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