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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Finance - Archive

20. 내 자녀들을 위해서라면

by cameraman2k 2015. 7. 16.
결혼해서 자녀가 생기면 모든것이 바뀐다. 삶의 패턴이 바뀌는 것뿐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다. 그래서 자녀가 있는 사람이랑 얘기할때와 없는 사람이랑 얘기할때는 이야기의 주제나 방향도 완전히 다르다. 자녀가 생김으로써 바뀌는게 정말 여러가지 있지만, 지금은 돈 쓰는 부분에 대해서 얘기해볼라고 한다. 

자식이 없을때는 뭔가를 구입할 때 필요이상으로 좋은것을 사면 불편한 마음이 들었는데, 자식이 생기고 나니까 "자식을 위해서니까"라고 하며 정당화시키는 모습을 발견했다. 차를 알아볼때도 난 좋은차 없어도 살수 있지만, "애들을 위한거니까 좀 좋은거 사자"라고 말하고 좋은 것을 선택하기가 너무 쉬워졌다는 것이다. 아파트를 알아볼때도 비슷하다. 그런 큰 것들 말고도 애들 유모차나 옷을 살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옷이 너무 없어서 맨날 똑같은 옷을 입는 우리 애가 불쌍해 보인다고 생각이 들수 있다. 그러면서 보니까 자녀들을 핑계삼아 약간의 사치를 하는데에 있어서 내 마음이 좀 편해진걸 느꼈다. 

근데 과연 세살, 한살된 나의 두 딸들이 옷이 너무 없다고 힘들어할까? 차가 다른집 차보다 좀 오래되었다고 자존감이 낮아질까? 집이 크지 않아서 혼자만의 방이 없다고 나중에 컸을때 그게 상처로 남을까? 답은 굳이 안말해도 된다. 그럼 나의 처음 reasoning 이었던 "자식을 위해서니까" 라는게 진짜 자식을 위해서였는지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였는지는 각자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내 눈에 내 두 딸들은 모델만큼 이쁘고 귀엽다. 약간만 이쁜 옷 입혀놓아도 금방 아동복 모델 제의가 들어올것 같다 (어쩔수 없는 딸바보). 그래도 어쨌거나 이쁜 새 옷 사 입히고 싶은건 나와 아내의 욕심일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내 첫째딸 유모차를 알아보고 있을 때 자녀양육 1년 선배인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유모차는 모든 아빠의 자존심”이라고.  아빠들이 자식들꺼 뭐 사는거에는 거의 간섭 안하고 엄마들에게 맡겨두다가도 유모차 하나 만큼에는 집착하게 된다고 그랬다. 아이들의 편안함을 위해서 좋은 유모차를 찾는게 아닐거라는 말이다.

나는 자식들을 끔찍히 사랑하고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각오가 되어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자식을 위한" 것들은 지금 사탕 하나 쥐어줘서 그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보다는 나중에 그들이 컸을때를 생각하고 성인이 되기전까지 최선의 교육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하나님이 만드신 질서에서 부모가 해야하는 역할일 것이다. 내가 원하는 자식들의 나중 모습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건강한 것. 하나님을 자유롭게 사랑하고, 어떤 상황에도 처할수 있는 여유가 있으며, 사랑하기 쉬운 사람뿐 아니라 사랑하기 어려운 사람도 사랑할수 있고, 어떤 어려운 고난이 닥쳐와도 긍정적으로 대하고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주위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또 기회가 되면 사회 전체를 향해서도 베풀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 상처나 두려움이 motivation 이 되는 것이 아니고 사랑이나 열정이 motivation 이 되는 인생을 사는 것. 그리고 자신이 있는 곳에서 누릴수 있는 가장 최고의 행복을 누릴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뭐 이런걸 그려본다. 물론 100%는 아니더라도 내 인생보다는 그런 모습에 조금이나마 더 가까워지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수도 있지만... 한국사람들 사이에서는 자식이 좋은 학교를 졸업해서 좋은 직장을 갖는걸 보고 “교육 잘시켰네” 혹은 “잘 키웠네" 말하는데 그건 진짜 교육이 뭔지도 모르고 하는 무식한 소리로 들린다. 난 오히려 그 자식에게 묻고 싶다. 행복하냐고. 

남들이야 어쨌건 내가 내 자식들에게 가장 주고 싶은 것은 넘치는 사랑, 가정의 따뜻함과 소중함, 세상의 가르침중에 좋은 것과 나쁜것을 분별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조언, 뭐 대충 이런 것들인데, 내가 한살짜리 딸을 위한다는 핑계로 뭔가 필요 이상의 사치를 하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자식을 위한 것"과는 무관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거다.

근데 그건 자녀들을 위한 것뿐 아니라 부부 관계로도 적용된다. "내 아내를 위해서" 혹은 "내 남편을 위해서"라고 하면서 말이다. 이건 약간은 다를수 있다. 내 아내가 좀 더 편하기 위해서 좋은 유모차를 산다고 하면 그게 잘못된거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지극히 필요한 사랑의 표현일수 있다. 그래서 나도 내 아내를 위해서는 가끔씩 사치를 하는것에 있어서 좀 떳떳하기도 하다. 지나치는 정도만 아니라면. I ask this to myself. "Am I using my spouse (or my family) as an excuse to justify fulfilling my wants?" "때"를 아는 것이 진정한 지혜이고, 성숙함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빚이 많고 paycheck to paycheck로 사는 삶을 살고 있다면, 허리띠 졸라매고 아껴야 하는 때이고, 어느정도 financially stable 해서 재정문제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면서 살고 있다면, 시원하게 베풀며, 사고 싶은 것들을 사서 넉넉함을 즐길수 있는 때일 것이다. 무조건 "쓰지 말자"를 말하려는게 아니고, "때를 알자"를 말하려고 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지금은 내가 자러 들어가야 할 "때"인 것 같다. 내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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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age to readers] 블로그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 짧은 기간에도 여러가지 생각들이 바뀌고 새로운 생각들이 들어오고 합니다. 아직 젊은 가장으로써 계속 배워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그럴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제가 지금 나누는 생각들이 시간이 지나서는 틀렸다는 걸 깨달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늘 합니다. 다 배우고 난 후에 나누면 좋겠는데 배우고 있는 지금 이 때에도 당장 나누고 싶은 욕심때문에 어쩔수 없습니다. 그래서 "댓글"과 "방명록"을 통해 다른 인싸이트들이나 피드백 나눠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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