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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Finance - Archive

31. 진짜 부자 vs 가짜 부자

by cameraman2k 2015. 10. 21.


최근에 audio book 을 하나 마쳤다. 굉장히 유명한 책인건 예전부터 알았고, 계속 읽고 싶었는데 약간 두꺼운듯 해서 미루다가 audio book 으로 듣게 되었다. 제목은 The Millionaire Next Door 이고, 1996년쯤에 나온 책이니까 약간 오래된 책이긴 하다. 미국의 여러 Millionaire (백만장자: Net Asset 이 백만불 이상인 사람 혹은 부부)를 설문조사해서 나온 결과와 조사에서 알게된 것들을 나누면서 공통된 분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책을 읽고 두가지가 확실하게 머릿속에 남았다. 첫번째는, 우리가 볼때 affluent (부유한 사람) 인것 같은 사람이 실제로는 부유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고, 실제로 부유한 사람은 우리가 볼때 티가 나지 않는 다는 것.  두번째는 자수성가한 1세대 부유층의 부가 다음 세대와 그 다음세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것. 

첫번째는 어느정도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책에서 나오는 조사결과만큼 쇼킹할 줄은 몰랐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나에게 약간의 경고 메세지로 다가왔다. 나와 내 아내는 millionaire 가 될거라는 가정아래, 우리가 이루게 될 “financial peace” 가 다음 세대들에게도 전해지며, 진짜로 family tree 를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경고. 

첫번째 포인트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high income earner” 와 “hyper spender” 이다.  우리는 당연하게 돈을 잘 쓰는 사람이 부자라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큰 집에 사는 사람, 좋은 럭셔리 차를 타는 사람, 비싼 옷과 악세사리를 즐기는 사람... 책에 나오는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오히려 그런 사람들 중에는 진짜 부자가 아닌 (net asset 이 million에 한참 못미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럴수밖에 없을 것이, 숫자는 너무나 솔직하고 거짓이 없다. 우리가 흔히 미디어에서 접하는 연예인, 운동선수, 대기업 회장 등의 인컴을 버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그런 사람들은 펑펑 쓰고도 net asset 이 millionaire 이 넘을것이다. (Note: 지금 같은 저자의 다른 최근 책 "Stop Acting Rich"를 또 audio book 으로 듣고 있는데 이런 부류를 "glittering rich"라고 하며 전체 millionaire 들중 2%에 불과한다고 함) 그러면 이런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돈 잘번다는 high income earner 들이 millionaire 가 되거나 wealth 를 build 하기 위해선 버는것에 비해서 한참 적게 쓰며 꾸준히 모아야 하는데, 그러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Income 이 늘면 그에 맞춰서 expense 를 늘려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들이 돈 버는 능력이 있고, 잘 버는 것은 deny 할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들은 돈 버는 것을 계속해서 자랑하기 위해서, 아니면 절대로 채워질수 없는 물욕을 충족하기 위해서, opportunity to build wealth 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펑펑 쓰면서 살면서 은퇴준비 제대로 못하고, 나중에 돈이 없어서 자녀들에게 눈치와 부담을 준다면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끝낸 후부터는 주위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전에는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부자구나” 혹은 “잘 사는구나” 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이렇게 생각한다. “Hyper spender 이구나.” “돈 잘 벌어서 저거 살수 있었을텐데, 저렇게 쓰느라 버는 것에 비해서 많이 모으기는 힘들겠구나.” 

한국사람들은 약간 도가 지나친다는 생각도 한다. 돈 잘 번다는 사람 치고, 돈 많이 쓰지 않고 사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티가 나지 않아서 내가 모르긴 하겠지만... 교회 주차장만 봐도 느낀다. 5년이상 된 차가 거의 없는 것 같다. 반 이상이 럭셔리 차 ($30,000 이상되는 차)인것 같다. 실제로 그렇게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걸로 아는데... (내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오래 일해서 이 지역 한인들의 income 이 평균 어느 정도인지 대충은 안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인 2세 젊은이들 중에 부모님이 college fund 다 준비해 놓아서 원하는 학교를 loan 없이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애들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걸 보면 짜증까지 난다. 

많은 한국 여자들이 명품백에 집착하는 모습도 본다. 연예인 정도 벌거나, 후원을 받으면 갖고 다닐 만한 가방을 average income 벌면서 “명품은 오래가자나...” 하면서 구입하는 모습이... 휴... (생각하는 단어를 쓰긴 싫어서 그냥 한숨).  우리 한국 사람들은 Luxury automobile manufacturer 들이나 명품 브랜드의 밥이다. 미디어를 통해 계속 마케팅 하고, “돈 적게 벌어도 쉽게 탈수 있어요”라는 식의 문구로 광고하면서 한국 사람들같이 돈 버는 족족 써버리기에 바쁜 사람들 때문에 회사가 굴러가는 것이다. 그 회사들은 실제로 현명하게 재정관리 잘 해서 wealth 를 이룬 사람들의 돈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얼마전에 SNS 에서 본것 같은데 전세계의 유명한 designer 들이 새 디자인이 나오자마자 Big Bang 의 G.D. 한테 보내주고 그런다고 한다. 우리는 그거 보면서 “우와. 역시 지디 대단한 월드스타구나”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그 디자이너들이 그 브랜드가 생각하는게 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한국사람들한테 (일본사람들도 비슷하겠지?) 노출시키는게 중요하다는 것, 그걸 생각한게 아닐까. 세계 최고의 marketing genius 들이 그 동안의 철저한 조사를 위해 나온 답이었을 것이다. 돈은 적당히 벌어도 백만장자처럼 쓰는게 아무렇지 않은 우리 한국 사람들이 그들의 밥이라는 것이다. 

내가 정말 이기적이고, 경쟁심이 많아서 남들이 잘되는건 크게 관심 없고, 그냥 난 우리 가족이랑 내가 사랑하는 내 주위 사람들만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뿐이긴 하지만, 그냥 한인 커뮤니티의 모습을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 커뮤니티가 그러니까 소신이 뚜렷하지 않으면 흔들릴수 밖에 없다. 말끔한 중고차를 저렴하게 샀을때, “와우, 정말 좋은 가격에 잘 건졌다. 아 부럽네”라고 말해주는 친구들이 주위에 있으면 얼마나 더 쉬워질까. 근데 우리 주위에는 새 차를 사야 “아 부럽다. 좋겠다.” 라고 말하는 친구밖에 없다. 주제에 맞지 않는 비싼 옷이나 악세사리를 샀을때, 부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로서 우리는 이런 문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참고로 누가 새차 산거를 SNS 에 올린 것에 혹시 내가 “부럽다” 라고 코멘트를 남겼다면, 그냥 빈 말이었음을 고백한다. 그렇게 쓸수 있는 만큼 돈을 괜찮게 버는 것이 부러울순 있어도, 힘들게 일해서 번 돈으로 그렇게 쉽게 써버린것에 대해선 진짜 눈꼽만큼도 부럽지가 않다.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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