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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Finance - Archive

34. 교회와 빚

by cameraman2k 2015. 11. 6.

수년전에 교회에서 건축을 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을때였다. 설교중이었는지 광고시간이었는지 목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건축의 어떤 부분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재정이 모자라서 기도를 했더니 딱 due date에 맞춰서 장로님들의 line of credit (대출 한도액)이 재정을 매꿀수 있을만큼 늘려져서 건축 진행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스토리였다. 그러면서 기도의 응답을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사실 그게 line of credit 이었다고 언급하셨는지 나중에 내가 교회 관계자에게 들어서 알게 되었는지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난다.)

그 날 예배의 그 짧은 부분이 최근까지도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었다. 그냥 머리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것중 하나였다. 그리고 최근에 Dave Ramsey 의 책을 읽고 라디오를 들으면서 그게 얼마나 말도 안되고 틀린 "간증"이었는지를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과연 하나님이 원하셨을까. 있지도 않은 돈을 빚을 내서 교회 건축에 사용하는 것을.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목사님들처럼 잘 알지도 못하고 하나님의 뜻이 어떤건지 맨날 헷갈리기만 하는 그냥 평범한 크리스챤에 불구하지만 그건 내가 100% 확신한다. 하나님이 원하시는게 아니었다고. 

기도라는게 그렇다. 기도하는대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그게 다 하나님이 응답해주셨다고 확신할수는 없는거다. 하나님이 원하시지 않는 기도를 하는 경우도 많고 기도 후의 결과를 전부 "응답"이라고 말하는데는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적으로 듣는 체험을 하지 못하는 나같은 average Christian 한테는...

"빚"이 related된 기도는 정말 조심스럽게 생각해봐야 할것같다. 예를 들어 "차를 사는데 크레딧이 안좋은데도 불구하고 예상치도 않게 낮은 1.9% 이자율이 허락됐어요" 라고 말하며 기도의 응답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대부분의 경우 아니라고 말해줄 것이다. 돈을 빌려야 차를 살수가 있었다면 애초부터 차를 살만한 능력이 안 되었던 것이고, 빚을 내서라도 차를 사려고 했던건 개인의 바램이었던 것. 그리고 이자율이 낮게 나온건 그냥 우연이었을지도. 

"빚"은 marketing의 산물이다. 돈 없는 사람한테까지 팔고 싶었던 판매자의 욕심, 또 돈 있는 자들이 돈 없는 자들에게 돈을 빌려줘서 돈을 불리기 위한 욕심이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물건을 팔려고 하는데 고객이 "돈 없어. 못사." 했더니 "아냐 살수 있어. 저기 은행에 가면 돈 빌려준대. 이자도 싸니까 거기서 빌려오면 당장 살수 있어. 지금 당장 갖고 싶자나. 그치?" 라고 부축이는 이미지가 그려진다. 또 그 옆에는 "내가 돈 빌려줄게. 빌려주면 당장 살수 있자나."라고 속삭이는 은행도 있다. 

요즘은 헌금을 크레딧카드로도 낼수 있게 하는 교회들이 있다고 한다. 성도들의 재정상태를 걱정하는 마음은 전혀 없고 돈이 있든 없든, 빚을 내든 말든 그냥 헌금만 많이 걷을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일까. 

아. 정말 싫다. 비자. 매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디스커버. 그리고 그들의 masterplan 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는 consumer 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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