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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Finance - Archive

38. What Are You Teaching Your Children?

by cameraman2k 2016. 3. 31.
얼마나 오랫동안 블로그를 쉬었는지 이 블로그가 있었다는 것조차 까먹고 지냈었었다. 비디오편집 일이 많아진데다가 CPA 시험 공부까지 시작해서 블로그 활동은 쉬어야겠다고 결심했었는데, 최근 몇달을 돌아보면 블로그 안썼다고 그만큼 시간을 효율적으로 쓴것도 아니라서 좀 부끄럽기도 하다. 

사실 쓰고 싶은 내용은 많지만 “내가 이렇게 쓴다 해서 인생에 도움이 좀 된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라는 부정적인 생각에 쓸 motivation 을 약간 상실한건 사실이기도 하고, 또 내가 “인생”이라는 것을 다 figured out 한 사람처럼 말하는게 웃기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얻은 insight 들은 혼자만 생각하고 있는것보단 나누는게 유익하고, 이런저런 insight 들을 받아들이건 말건 그건 내가 너무 신경쓸 일은 아니니까, 너무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 한도에서는 꾸준히 계속 써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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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토픽은 “The Millionaire Next Door” 에서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을 토대로 함.)

한 사람이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배우는 양은 엄청나다. 양(quantity) 도 엄청나지만, 그 분야 (category)도 엄청나다. 지금 우리 큰딸이 거의 4살이 되어가는데 가만히 보면 이 아이는 일상이 배우는 것이다. 배울라고 애쓰는게 아니고, 그냥 살아가면서 모르는 것, 처음 접해보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계속 물어보고 따라해보려고 하고 하는 것인가보다.  배우는 속도도 엄청나서 신기하기도 하다. 지금은 부모인 우리가 이 아이의 배우는 것을 90% 이상 컨트롤 할수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학교에 가고, 외부의 접촉이 많아질수록 그 퍼센트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거기에다가 가볍게 생각할수 없는 것이 media 이다. TV 를 보여주는 것이 단순히 entertainment 의 목적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어떤 영화이든 어떤 오락이든 메세지가 있고 배우는게 있다. 심지어 “이런게 있다”라는 것조차도 배우고 있는 것이다. 어렸을때는 Mercedes (or Guess)가 최고인줄 알았다. 좀 지나니까 Ferrari, Bentley, Aston Martin (or Gucci, Louis Vuitton, Hermes) 이런 차 (or 명품브랜드)들도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런게 있는걸 알게 되기 전까진 그런걸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수는 없는 것이다. 

다음과 같이 가정해보자.

깨끗한 부자동네에 80만불정도 4-bed 2층짜리 집에 살고, 나는 Porsche, 아내는 BMW X5 를 타고 다닌다. 새 차를 알아보러 돌아다닐때 중고를 알아본적은 물론 없었다. 딸이 뭔가 갖고 싶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사주진 않아도 곧 사준다. 나도 뭔가 갖고 싶은게 있으면 쉽게 구입한다. 아내는 옷을 좋아하고 특히 Louis Vuitton 급의 명품을 좋아한다. 딸을 데리고 쇼핑을 가면 갈때마다 이것저것 구입하며, 계산을 할때는 크레딧카드를 꺼낸다. 가끔 아내가 컴퓨터를 보는 모습을 딸이 보는데 대부분 스크린에는 옷이나 핸드백들이 나열되어있다. 가끔가다 내가 좋은 옷이나 명품을 선물로 사오면 아내는 너무 좋아하고 그 모습을 딸이 지켜본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모들이 그렇듯이 경제나 재정, 또한 contentment에 관해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돈을 잘 벌어서 그에 걸맞는 물건들을 소유하고 그에 맞는 lifestyle 을 사는게 잘못된건 없지 않나.

약간의 과장이 들어간 예이긴 하다.  Porsche 나 Louis Vuitton 등을 그냥 평범한 Toyota 와 Gap 으로 바꾸고 80만불짜리 집을 50만불 짜리 집으로 바꾼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어리다면 (12살 미만정도?) 그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어쩌면 위의 모습이 평범한 가정의 모습일수도 있다. 여기에서 딸이 배우는 것은 무엇일까?
 
1) 차는 항상 새 차를 사야 한다. 
2) 갖고 싶은게 있으면 사는게 당연하다. 
3) 돈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지만 카드만 있으면 뭐든지 살수 있다.  
4) 엄마의 행복은 옷이나 핸드백을 받는데에 있다. 

부모가 뭔가를 가르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도 아이들은 주의깊게 보며 항상 배우고 있다. 이 넉넉한 가정에서 자란 딸은 나중에 어떤 모습이 될까. 대학교 졸업할때까지 22년동안 깨끗하고 좋은 동네에서만 살아왔던 아이가 그렇지 않은 허름한 동네에서 사는건 쉽지 않다. 살겠다고 하더라도 부모가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까 아니면 “우리가 도와줄테니 좀 더 좋은 동네에 살아라”고 할까. 평생 4만불 밑의 차, 5년 이상된 차를 타보지 아이가 8년된 중고 Honda Civic 을 타는건 쉽지 않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부모가 돈을 잘 벌어서 그에 맞는 생활을 해왔을 뿐인데, 그 22년동안 그 아이에게 "lifestyle standard" 를 만들어준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정도로 돈을 벌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내 자녀에게도 똑같은 기회가 오고 그만큼 돈을 벌수 있는 능력이 있을거라고 보장할수 있는가. 20년후 자녀들이 돈을 벌게 되었을때 당시의 경제가 지금같으라는 보장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내가 만들어 준 standard 가 자녀를 불행하게, 불만족스럽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건 아닐런지. 어쩌면 자녀의 미래를 제한시키는 것일수도 있다. 이 정도의 lifestyle 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정도 income 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아이가 선택할수 있는 직업의 종류는 제한된다. 어쩌면 그래서 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육에 그렇게 열을 올리는 것 아닐까. 우린 이정도 standard를 가진 가족이야. 돈은 이정도는 벌어야 행복할수 있단다. 그러려면 이 정도 학교에는 가야되지 않겠냐. 돈이 없어서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과거, 돈이 있으니까 행복한것 같은 나의 모습, 나의 지극히 제한적인 경험에서 온, 돈이 행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개념이 우리의 자녀들을 고생시키고 있는 것 같다. 난 내 자녀들의 미래를 생각할때 딱 두가지만 생각한다. 첫째, 행복한 삶을 사는 것. 둘째, 이 세상에 약간이라도 도움 (빛)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 최고가 되면 행복이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부모라면 자녀가 최고가 되는 것에 열중할게 분명하다. 최고가 되면 과연 행복할까. 

작은 머리핀 하나를 사더라도 그 걸 살수 있는 돈은 일하는 것에서 온다는 것을, 내가 이것을 사면 이 돈으로 다른 것을 살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다는 것을, 돈이 없으면 사고 싶어도 못 사게 되는 것이고, 그게 없어도 행복할수 있다는 것을, 그런걸 계속해서 가르쳐주고 싶다. 물질이 없어도 행복해 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고, 뭔가를 샀을때 큰 기쁨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교육의 차원에서 그 기쁨의 표현은 줄이려고 노력한다. 

Media에서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어떤것일까. 어떤 메세지가 담겨있을까. 이쁘고 멋있는게 최고. 돈 많은게 최고. 돈을 많이 벌면 그만큼 시원시원하게 쓰는게 당연하다는 것. 그런 메세지 아닐까. 

자족감, contentment, 이 개념에 대해서 가르치는게 우선이고, 경제/재정에 관한 교육도 따라와야한다. 모든 부모한테는 이 분야에 관해서 조심스럽게 신중하게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렇지 않을때는 “Media 야, 니가 대신 내 아들 딸 교육좀 해다오”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너무나 많은 부모들이 그렇게 방치(?)하는 모습을 본다. 물질만능주의, 외모지상주의가 점점 심해져가는 이 세상이 더 나아질 모습은 솔직히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안타까울 뿐이다. 

I know what it is to be in need, and I know what it is to have plenty. I have learned the secret of being content in any and every situation, whether well-fed or hungry, whether living in plenty or in want. [Philippians 4:12]

이 구절은 유명한 다음 구절에 가려져서 빛을 받지 못한다. “Being content” 할수 있는게 진짜 능력이다. 부모가 그 능력을 만들어줄수는 없더라도 어느정도 도와주고 교육할수는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능력은 진정 “secre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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