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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Finance - Archive

43. 돌아보기

by cameraman2k 2017. 3. 26.

처음에 왜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는지를 생각해봤다. 한국사람들, 특히 그중에서도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 사는 모습이 안타까워서였던 것 같다. 근데 또 잘 생각해보면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걱정하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왜 저렇게 사는거지? 왜 저렇게 자식들을 교육하는거지? 왜 한인사회는 이렇게 부끄러운 모습이어야 되는거지? 그냥 꼴보기 싫어서였던건가? 아니면 왜 그렇게 살고 있냐고 질책을 하면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생각해서였던건가? 어쩌면, 우리 딸들이 사귀게 될 친구들이나 혹은 결혼하게 될 사람은 아무래도 한인 이민자들의 자녀들 중에 있을 확률이 많을테니까 결국 나의 가족과 내 딸들을 보호하고 싶었던 마음이었을까? 


블로그를 쓰기 시작해서 2-3개월 열심히 쓰기도 해보고, 또 그냥 방치해놓다가 가끔가다 하나씩 쓰기도 하고, 이러면서 거의 2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처음 그 부정적인 마음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뭔가 내가 이 블로그를 통해서 영향을 끼칠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리 쉽지는 않다는걸 많이 느꼈다. (내가 유능한 writer 나, salesman 은 못된다는 증거도 되겠지만...) 도움을 받았다는 사람이 몇몇 있기는 하고, 또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또 수년 뒤 내 딸들이 읽을수 있기 때문에 블로그를 쓰기 위해 들인 시간과 에너지를 아깝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단순히 남들이 자신들 인생 살아가는게 내 눈에 거슬린다는 것이 이 블로그를 쓰는 이유가 되게 하고 싶지는 않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되는게 맞는데, 그리고 오히려 처음에는 좀 있었던 그 마음이 이제는 많이 없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이 블로그에 쉐어하는 내용의 중심이라고 할수 있는 책, The Total Money Makeover, 는 내가 사랑하는 가까운 사람들한테 20권 넘게 구입해서 선물로 줬지만, 그 책을 읽고 실천에 옮겼다고 한 사람은 딱 한명이다. 나도 이해는 한다. 다들 처한 상황이 다르니까. 우리 가족만큼 막막한 위기에 쳐해있지 않으면 굳이 삶의 패턴과 생각의 perspective 를 바꿀 필요까지 못 느낄수 있으니까. 그리고 인간은 다들 어느정도 교만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자신이 갖고 살아왔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게 자연스러운거니까. 


오늘도 한 친구와 만나서 얘기를 하는 중에 personal finance 에 관해서도 오래 얘기를 했는데, 나와는 너무 다른 상황이 있는 친구라서 그런지, 어떻게 얘기를 하면 그 친구가 흥미를 가질수 있을지에 대해서 혼자 씨름하다가 결국 답을 못찾았던 것 같다. 


왜 빚이 없는게 중요한지. 왜 retirement 준비를 해야 하는지. 자녀를 위해서 해줄수 있는 최선이란건 무엇인지. 어쩌면 나한테는 너무나 쉬운 질문이지만, 남들에게는 쉽지 않은 질문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생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점, 각자의 가치관이 틀리니까.  


최근에 다시 Dave Ramsey 의 podcast 를 많이 듣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Ramsey 아저씨가 해주는 조언중에 요즘들어 더 많이 되새기고 있는 조언이 있다. 청취자가 전화를 해서 부모가 재정적으로 현명하지 못한 선택들을 많이 하는게 걱정이 되서 어떻게 도움을 줄수 있느냐고 질문을 할때, 이런 조언을 준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된다고 말하면 듣지 않을것이다. 그냥 너의 이야기를 해주고, 그것이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얘기해줘라. 그리고 너의 이야기에 대해 더 알고 싶다거나 비슷한 문제로 힘들어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만 말하고 거기서 멈춰라." 


어쩌면 이게 내가 노력해야되는 부분인지 모르겠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코앞에다 들이대고, 이렇게 이렇게 해야지, 라고 해봤자 얘기가 안 먹힐뿐 아니라 오히려 벽을 쌓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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