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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Finance - Archive

13. 빚 갚는 방법: The Details (part 1)

by cameraman2k 2015. 6. 19.
(처음에는 타이틀을 "Debt-free 로 가는 길"로 했었는데 생각해보니까 너무 광대한 거같기도 하고, 지난번에 비슷한 타이틀로 올린것도있었고 해서...)

벌써 몇번 말한것 같은데 별거 없다. Debt 가 있을때는 최대한 많이 벌고 최대한 아끼면 왠만한 situation 이면 빚은 갚아진다. 액수에 따라 얼마나 걸리느냐가 다를수 있고, 그 기간이 4-5년 이상이 된다고 하면 motivation 이 약해질수밖에 없다. 너무 갈길이 멀어서 한발짝 띠기도 전에 벌써 마음속으로 지쳐있는 거다. 근데 그냥 한걸음 가는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으면 가능하다. 

그래서 특별한 “방법”이 없다는걸 또 한번 강조한다. 대신에 우리는 어떤 mindset 을 가지고 했는지 나눠보고 싶다. 오늘은 딱 두가지만...

한국사람들이 정말 잘 쓰는 비표준어중에 하나가 “쪽팔린다”라는 표현이다. 한국사람들은 쪽팔린걸 제일 싫어한다. 사실이 어찌되었건 남에게 안좋게 비춰지는걸 견디지를 못한다. “남에게 보이는 나”가 “내가 원하는 모습의 나”보다 더 중요해진거다. 한국사람들은 차를 살때도 내가 불편한건 참아도 남들한테 쪽팔리는 차는 못탄다. 대학을 가도 뭔가를 배우기 위한 목적보단 남들에게 쪽팔리지 않기 위해서 애써 좋은 학교를 가려고 한다. 나도 쪽팔리는거 정말 싫어한다. 이걸 바꾸는거는 쉽지 않다. 남들의 눈을 너무 신경쓰지 않는것, 그것을 위해서는 평생 노력해도 모자랄거같다. 

Baby Step을 시작하고 나서는 최대한 자주 아내가 점심을 싸줬는데, 아침에 피곤하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점심을 못싸줄땐 나가서 사먹었다. 햄버거가 $2-3하는데 소다를 $1.50 정도씩 주고 마시는게 아까워서 집에서 Pepsi 캔을 하나씩 가지고 갔었다. 개인적으로 햄버거나 샌드위치 먹을때 소다가 없으면 진짜 먹기 힘들다. 예전부터 점심은 보통 혼자 먹었고, 근처 햄버거집은 5분정도를 걸어가는 거리인데, Pepsi 캔을 손에 들고 가는것이 좀 쪽팔렸었다. 코리아타운 한 복판에서 일해서 특히 한국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더 그랬다. 근데 Baby Step 을 시작한 후론 까먹지 않는 이상 가지고 갔다. 지금 이 순간을 보는게 아니고, 내 두 딸들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생각하니까 Pepsi 캔 손에 들고 5분 걷는건 아무것도 아닌게 되었다. 옛날에도 가끔은 소다를 챙겨 다녔는데 주머니에 넣어서 가기도 하고, 오더할땐 직원 안보이게 슬쩍 가리기도 하고 그랬었다.  이제는 오히려 그 캔 하나가 뭔가 상징적이 되어서 더 재밌는것 같다. 

사실 소다가 비싸긴 하다고 해도 소다 살 돈 아껴서 부자가 되는건 아니다. 나중에도 얘기하겠지만, 그렇게 $1-2 아낀다고 빚갚는게 몇달씩 빨라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근데 중요한거 mindset 이다. 우리 가족의 미래가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길거리 지나가는 stranger 한테 어떻게 보이는가는 먼지만큼도 안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지금은 너무나 멀쩡한 5년된 Volkswagen과 2년도 안된 Kia Sorento 를 타고 다니지만, 쏘렌토 리스가 끝나면 좀 연륜이 있는 중고차를 살 계획이다. 어쩌면 타고 다니기에 쪽팔리다고 할만한 차를 사게 될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가족들이 타고 다니기에 충분히 안전하기만 하다면, 남들이 어떻게 보는가는 맨 마지막 priority 라는 것이다. 얼마전 포스팅에도 썼던 문구이지만 다시 한번, “We buy stuff we cannot afford, with money we don’t have, to impress people we don’t even know.” 근데 아까 글 시작할때 “한국사람들이”라고 하긴 했는데 요즘 보면 뭐 미국사람들도 마찬가지인거 같기도 하다.


한가지 더는 "쿠폰" (혹은 쎄일)에 대한 이해. 상점들이 쿠폰을 발행하거나 쎄일을 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고객들한테 고마워서 고객들 돈 아끼는 걸 도와주기 위해서? NO, NO, NO.  고객들의 돈을 끄집어 내기 위해서이다. 지혜로운 shopper 들도 있다. Grocery shopping 을 하기 전에 미리 여러가지 쿠폰을 준비해 놓고, 꼭 사야 되는 것을 살때 준비한 쿠폰을 내는 사람들. 쿠폰이 없어도 샀을만한 걸 살때 쿠폰을 내면 그게 돈을 아끼는 것이다. 그 외에는 쿠폰을 통해서 돈을 낭비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store 중에 하나로 Sports Authority 가 있다. 운동을 일주일에 한번밖에 안해도 운동할때 입는 옷은 너무 많이 사고 싶다. 그 store 에서는 종종 이메일로 쿠폰이 온다. 어쩔때는 25% 쿠폰, 어쩔때는 30-40%.  Baby Step 하기 전에는 쿠폰이 생기면 사고 싶었던 것을 사러 갔다. 쿠폰이 생길때까지 인내한 내 자신한테도 뿌듯하고 정말 싼 가격에 구입해서 기뻤다. 그리고 돈을 save 했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현실은 그게 아니다. 25% 깎는 거보다 더 아끼는 방법은 안 사는 거다. 그럼 100% saving 이 된다. 이메일로 쿠폰이 왔을때 좋아하던 내가 이제는 그 이메일을 열어보지도 않고 지우면서 내 자신을 대견해하곤 한다. 근데 진짜 살게 있거나 budget 내에서의 지출이라면, 쿠폰을 기다렸다가 사는것이 지혜. 

아무것도 사지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지난번에 budget에 대해서 잠깐 얘기했지만, budget 을 검소하지만 현실적이게 잡는게 중요하다. 내가 소다를 안 사먹는건 그만큼 돈을 아끼기 위해서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내 budget에서 아끼면 월말에 budget 으로 잡은 돈이 많이 남았을때 약간은 비싸지만 맛있는걸 사먹을수도 있는 것이고, 오랫만에 친구랑 같이 가서 내가 돈을 낼수도 있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전에는 옷을 거의 안샀었다. 난 중학생때부터 옷을 진짜 좋아하고 옷에 관심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나처럼 옷 없는 사람은 주위에 본적이 없다. “난 옷 같은거에 전혀 신경 안 써”라고 하는 사람도 나보다는 옷이 많을거다. 옷을 사면 좋긴한데 돈 없는 상황에서 남의 돈(빚)으로 산거라서 찝찝한 마음도 항상 함께 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옷 이상으로 좋아하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근데 Baby Step 을 하면서 의류에 한달 $40 budget 을 정했다. 그랬더니, 한달 참으면 그 다음달에는 $80짜리 옷도 살수가 있었고, 사면서도 budget 을 오바하지 않았기 때문에 찝찝함 같은건 없었다. 사고 싶은걸 살때 얻는 쾌감과 즐거움은 무시하지 않는다. 근데 한달을 마감하면서 budget에 맞게 돈 썼을때의 자랑스러움과 기쁨 또한 은근히 크다. 그리고 크레딧카드를 하나씩 하나씩 pay off 해나갈 때의 쾌감은 옷사서 얻는 쾌감에 비할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