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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Finance - Archive

소유욕과 Materialism

by cameraman2k 2015. 7. 11.

Originally posted 2015.07.10

 

현대인에게 뭔가를 갖고 싶은걸 얻는다는 것은 거의 삶의 목표에까지 이르는 수준이다. 수없이 접하는 광고에서 주는 메세지는 "이걸 사야 행복해지지," "이런걸 해야 멋있고 이쁘다고 인정을 받지," "이거 없으면 진짜 살기 불편하지" 등등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기도 하다. 심지어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크레딧카드와 절친이던 시절, 뭔가를 사고 싶어지면 정말 오래 고민하고 맨날 생각나고 그러다가 결국엔 샀다. 좀 그러다 보니까 나중엔 이런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이 정도로 원하면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엔 살거니까 어차피 살꺼 지금 사버리자." 

대학교때 Economics 클래스에서 배운것중에 제일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건 "Opportunity cost" 라는 개념. 뭔가 하나의 물건의 가치는 실제로 낸 돈의 액수가 결정하는 것이라기 보단 그것을 구입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그 다음 옵션의 가치.  돈에도 해당되고 시간에도 해당되고 체력에도 등등. 우리의 resource 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지고 싶은 걸 모두 가질 수 없고 가진 resource 로 할 수 있는 것, 살 수 있는 것 들 리스트 중에서 제일 위에 있는 것들부터 보게 되는 것이다. 

 

난 어렸을 때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다. 남들에게 보이는것에 연연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 내가 갖고 싶은 옷, 이런 것에 대해서 항상 주관이 뚜렷했었다. 중학교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안다. "옷"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았다. 근데 요즘의 나를 보면 그 말을 믿기가 힘들수도 있다. 나처럼 맨날 똑같은 옷만 입고 다니는 사람은 내 나이또래에서 아무도 보지 못한다. 거의 일주일을 바지 두 벌로 지낸다. 사실 거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난 옷이 아주 없는건 아닌데, 좋아하는 순서가 확실하게 정해져있고, 빨래통에 넣어서 없거나, 너무 똑같은 것만 입는게 좀 오바수준이다고 느꼈을때가 되어서야 3번째로 좋아하는 옷을 입는 그런 스타일이다. 음식점에 가도 매번 갈 때마다 제일 좋아하는걸 똑같이 고르지, 지난 번에 그걸 먹었다고 해서 이번에는 두번째 choice를 먹는 적이 거의 없다. 어렸을 때는 옷이 제일 우선이어서 돈이 생기면 옷을 사고 싶었는데, 이제는 리스트에 그보다 높게 자리잡은 것들이 너무 많다. 카메라 장비, 전자 제품, 농구화 등등.  

원하는 물건을 사고 그것을 갖게 되었을 때 느끼는 만족감과 기쁨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감정이 존재하기 때문에 "선물"이란 것이 아름다울수 있는 것이다. 내가 아끼는 돈을 들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할 만한 것을 사줬을 때 그 사람이 그걸 받고 기뻐하는 것을 보며 내가 얻는 2차적 간접적 기쁨은 정말 아름다운 것인데, 상대방이 뭔가를 받았을때 "난 물건으로 기쁨을 얻지 않아"라고 하며 별로 기뻐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메마르고 허무한가. 그리고 내 맘에 들어하는 옷을 입은 날은 그렇지 않은 날들보다 더 당당하고 어깨가 펴지는걸 느껴보지 않았는가.  그리고 성경에서도 (특히 구약에서)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물질로 복을 내려주시는 걸 수도 없이 볼수 있다. 꼭 물질이어야만 기쁨을 얻는 철들지 못한 사람들이어서 그런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목사도 전도사도 아니니까 더 깊이 얘기하진 말아야겠다.)

문제는 소유욕이 도를 넘을 때 생긴다. Material이 사람보다 먼저될 때 그 때 material이 부정적인 것이 된다. 나는 돈을 잘 벌고 잘 쓰고 잘 모아서 내 가족과 나눌 것이고, 내 친구들과 나눌 것이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눌 것이다. 내 자신이 행복하고 싶고, 내 가족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 친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좀 더 웃을 일이 많으면 좋겠다. 목표는 거기에 있는 것이고, 돈이나 물질은 유용하게 쓰일 도구일수 있다. 멀리 사는 친구들한테 종종 여행도 갔으면 좋겠고,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 하는 친구에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근데 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되기까지는 남들에 비해서 굉장히 멀고 힘든 길이라는 것을 안다.

나도 좋은 차 타면 얼마나 편하고 기분 좋은지 안다. 그리고 차에서 내릴때마다 뭔가 당당한 기분 그런것도 느껴봤고, 그런 기분에서 오는 confidence 또한 결코 부정적이지만은 아니란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한정된 resource 만이 있고, 내가 좋은차 타서 기분 좋은 것 보다는 나중에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도움이 될수 있다면 지금 좋은 차 타는거 포기하는거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Ability to delay gratification is the biggest sign of maturity.  내 3살된 딸한테 가끔 그걸 강요할때가 있다. "지금 이걸 안 하면 나중에 더 재밌는거 할수 있어." 해봤는데 안 통한다. 아직은 모르기 때문이다. 나중을 위해서 지금 원하는걸 포기하는게 더 지혜롭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아직은 없다. 3살짜리가 그러면 그건 당연한건데, 현대인은 스무살이 되어도, 마흔살이 되어도 그게 그냥 "성격"이라고 하며 자랑스럽게 여기는게 안타까운 것이다.  

몇 백불짜리, 몇 천불짜리 소비를 하기 전에, 자신의 retirement 는 잘 준비가 되고 있는지, 자녀들이 있다면 자녀들의 학자금은 잘 준비가 되고 있는지, 먼 미래에 "돈이 모자라서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라는 말을 하지 않을 자신감이 있는지,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소비를 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